오래 굶주리다가 갑자기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었을 때 느끼는 미칠 듯한 공포는, 단지 불합리한 심리적 반응인 것만은 아닙니다. 왜냐면, 당신은 실제로 위장의 불편감과 고통을 느끼고 있으니까요. 지금 이 글을 읽을 새도 없이, 온몸을 딱딱한 벽에 부딪쳐서라도 몸속에 가라앉는 이 엄청난 무게와 부피감을 토해버리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. 그러고 싶었는데 구토할 수 없었다면, 그 패닉은 표현할 수도 없는 것이었겠죠! 울었을지도 몰라요. 죽고 싶었을지도요. 여기 있어줘서 고마워요. 이 글을 찾아줘서요.
재미있는, 신기한 얘기 하나 들려줄게요. 지금 돌덩이 같이 위장에 버티고 있는 그것이 사실은 그렇게 위협적인 건 못 될 거라는 거예요. 지금 당장은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, 또 갑자기 음식을 섭취한 탓에 하루 정도는 몸속에 수분이 정체돼서 부은 느낌이 들 수 있지만, 여기서 보상심리로 식이제한을 더 엄격히 하려고 드는 것보단 포만한 상태를 편안히 내버려두는 게 더 이로울 수 있답니다.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지요? 오늘 과식한 것이 지금 느끼는 것 같은 재앙은 아니라는 걸, 받아들이기 힘들더라도 기억해 줘요.
아주 오래 전, 어렸을 때, 할머니라면 내가 배가 아플 때 어떻게 해주셨을까 떠올려 볼래요? 배를 오래 쓰다듬어주시며 기다리셨을 거예요. 우린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당장 먹은 것을 없었던 일로 취소해 줄 위험한 대책을 찾게 되지만, 그 충동적 대책은 곧이어 또 다른 공포를 낳는다는 걸 이미 경험했잖아요?
한 번만, 한 번만 차분히 기다려 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