먹기 시작하긴 했지만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할 때
어떤 음식도 소화시키는 걸 거부하던 아이가 그래도 뭔가 자신이 좋아하고 또 그나마 편안히 느끼는 음식을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면, 그보다 기쁘고 안심되는 일이 없을 겁니다. 하지만 그것도 잠시, 몇 주 혹은 몇 달째 계속 똑같은 음식만 먹고 다른 음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걸 보면 과연 이렇게 내버려둬도 괜찮은 건지, 아이가 정말 좋아진 게 맞는 걸지 다시금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.
물론 다양한 식재료로 차려진 건강한 한 끼를 먹는다면 이상적이겠지만, 지금 당장 “왜 그렇게 먹지를 못하니?” 캐묻는 건 또 다시 애초의 그 거식증 전쟁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을 겁니다. 먹어라, 안 먹겠다, 팽팽히 대치했던 그 상황으로요. 무서워서 빙판에 올라서기도 싫다고 떼쓰던 아이가 이제 겨우 스케이트를 발에 신고 혼자 서는 연습을 시작했는데, “자, 이제 트리플 악셀을 보여줘.”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걸지도 몰라요. 아이 입장에서는요. 세상에!
중요한 건 ‘정답’에 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. 살아가는 일에 정답이란 본래 없으니까요. 아이가 하루하루를 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덜 불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,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일, 그것이 핵심입니다. 이 따뜻한 지지를 바탕으로, 아이가 지금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최대한 섭취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.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아주 미묘하게 함께 넓혀 나가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입니다.
아직 아이의 식사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,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. 지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기준으로, 그와 비슷한 음식으로 잠재적 식단 목록을 아주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쪽을 택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