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이어트가 섭식장애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
섭식장애에서 “먹지 못한다”는 상태는 단순히 살이 찌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. 물론 체중에 대한 공포가 원인일 때도 있지만,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요인들이 작동합니다.
어떤 아이는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특정 음식의 질감이나 냄새를 도저히 견디지 못하기도 하고(ARFID: 회피적/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), 어떤 아이는 음식을 삼키는 행위 자체가 목에 걸릴 것 같은 신체적 공포나 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합니다. 또한, ‘완벽하게 건강하고 깨끗한 음식’이 아니면 몸을 해칠 것 같다는 강박적인 기준 때문에 젓가락을 내려놓는 경우(Orthorexia: 건강음식집착증)도 있습니다.
이처럼 원인이 제각각인데 “의지가 부족하다”거나 “편식하지 말라”는 식으로 하나의 해결책만 강요하면 아이는 더 큰 좌절감을 느낍니다. 아이의 태도가 나빠서가 아니라, 아이의 몸과 뇌가 특정 음식을 생존을 위협하는 ‘위험 신호’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.
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“도대체 왜 못 먹니?”라고 다그치며 원인을 단정 짓는 것이 아닙니다.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그나마 편안함을 느끼는지, 어떤 조건에서 거부감이 덜한지를 아이의 시선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 회복을 향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.